최성재 한국생애설계협회장

[장한형 기자=시니어신문] 한국생애설계협회란 단체가 있습니다. ‘생애설계사’란 민간자격증도 발급합니다. 20~30대는 은퇴 이후 안정된 생활을 아우르는 계획을 수립하고, 40~50대는 은퇴준비를, 60대 이상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섭니다. 기대수명이 80대 후반으로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생전반에 대한 생애설계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는 미흡했지요. 한국생애설계협회는 생애설계 표준교재 개발, 전문가 양성, 교육과정 개발, 정책 제안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생애설계협회 최성재 회장을 만났습니다.

 

Q. 한국생애설계협회 설립 배경은?

A. 한국생애설계협회는 한양대, 매일경제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2013년 12월 창립됐다. 국내에서는 생애설계란 개념이 낯설다. 청소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연령대별로 자기 인생에 대한 철학, 인생관을 확립하는 한편, 내가 좋아하는 일, 나의 적성이 무엇이며, 어떻게 계획을 세워 실천할 지, 시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할 필요가 있다. 통상 인생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여기지만 결코 쉽지 않다. 최근 10여년 사이 은퇴교육, 노후준비교육, 인생이모작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출현했지만 교육체계를 제대로 갖춘 경우는 거의 없다. 목표가 불분명하고, 재테크나 건강에 치우쳐 있다. 특히, 긴 노년기를 고려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민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Q. ‘생애설계사’란 민간자격증을 만들었는데.

A. 생애설계사는 생애설계 지도자, 또는 다른 사람의 생애설계를 돕는 사람들이다. 생애설계협회가 민간단체로서 국민의 생애설계 확산을 위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생애설계사 양성을 위해 직업·경력, 학습·자기개발, 건강, 가족, 주거, 사회참여·봉사, 여가·영적활동, 재무 등 8대 영역에 걸쳐 교육하고 시험을 치른다.

생애설계사 양성 교육과정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엉터리 민간자격증이 얼마나 많은가. 생애설계사 양성 교육을 위해 국내 최고의 강사진을 구성했고, 해당 강사가 직접 교재를 집필했다. 35명 정도 교육 받고 있는데, 금융, 복지, 개인적으로 필요하거나 관심 있는 분들이 참여할 수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교육생을 위해 추후 온라인 강의 개설도 고려하고 있다.

Q. 생애설계사 자격 취득 후 어떤 일을 하나?

A. 민간자격은 일정 정도 한계가 있다. 생애설계사를 위한 직업이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금융업계의 보험사, 은행, 제2금융권에서 생애설계 관련 업무종사자가 수천 명에 달한다. 체계적인 교육이나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중장년층을 위한 생애설계서비스 과정에서도 생애설계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범위를 넓히면 기업 단위로 노후설계 준비를 위한 프로그램을 맡아 강의를 할 수도 있다. 상담분야에서도 생애설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중고교생의 진로설계를 담당하는 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Q. 국가자격화도 추진하나?

A. 국가자격화도 좋지만 이를 위한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생애설계사를 위한 직업분야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자격화가 된다면 직간접적으로 생애설계협회의 짐이 될 수 있다. 국가적으로 생애설계사에게 적합한 직업분야가 정해지고, 생애설계사를 우선적으로 채용한다는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 우선, 민간자격을 활성화한 뒤 사회적 수요나 필요성이 증가하거나 국가가 관심을 갖는다면 국가자격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

Q. 고용노동부의 ‘장년나침반프로젝트’와 관계있나?

A. 고용노동부에 사단법인 등록을 했지만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중년층 이상, 특히 주된 교육 대상이 근로자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에 등록했다. 아직까지 협회가 생애설계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이들이 활동하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와 협력관계는 아니다. 생애설계협회 나름의 교육체계와 자립기반을 갖춘 뒤에야 정부나 관련 기관과 연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3년은 자립기반을 확실히 다져 진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생애설계에 대한 인식 확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

A. 그렇다. 예를 들어 제대로 걸어가야 할 길인데 가다보면 장애물이 생긴다. 그 장애물을 해결하는 데 급급하다보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 40대, 50대를 대상으로는 단기적인 직업교육을 시키면서 그 교육 프로그램 속에 일부라도 생애설계를 포함시켜야 한다. 생애설계가 주된 교육은 아니라도 개념은 심어줘야 한다.

또한, 자신이 무슨 교육을 받아야 하고, 왜 필요한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생애설계협회의 교육과정에도 ‘적성의 재발견’이란 내용이 있다. 자신의 적성을 알아야 한다. 남이 한다고 따라하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생애설계의 시점은 나이가 어릴수록 좋다. 중년이나 퇴직을 앞두고 있는 경우 차근차근 본인 인생계획을 세워보고 5년, 10년, 퇴직 후 계획을 세워봐야 한다. 생애설계를 왜 해야 하는지, 나에게 무슨 의미를 주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나름대로 가치있는 철학적 판단의 근거는 가져야 한다.

Q. 급속한 IT산업발전 속에서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위협 받고 있다. 대안은?

A. 특히 우리나라는 IT 산업이 발전한데다, 전반적으로 고령일수록 젊은이에 비해 지식에 대한 반응속도가 느려진다. IT는 더욱 짧은 사이클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사회 전반에 집중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50~60대와 20대의 정보격차가 매우 크다. 정보격차는 곧 빈곤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적어도 40, 50대의 교육과정에서는 직업교육에 국한될 수 있는데, 정보화 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정보화가 급진전하는 상황에서 중년층 이후의 교육에서는 정보활용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통계에 대한 기본지식도 갖추고, 디지털 기기 다루는 법,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한 통계자료 작성 등의 교육이 중요하다.

Q. 고용과 복지가 통합되는 추세다. 올바른 방향은?

A. 일반 근로자의 노동 관련 권리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한 권리보장이 더욱 중요하다. 고용과 복지의 연계라는 관점에서 복지는 단순히 물고기 잡아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맞다. 전 세계적으로 오랜 동안 언급된 내용이다. 접근방법이라든가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더욱 어렵다.

지금까지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일차적 대상으로 상정한 데다 국가의 예산 제한으로 폭넓은 의미에서 적용되지 못했다. 모든 계층에 폭넓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민간과 연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장한형 기자

[최성재 회장은…]

  •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역임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좌교수
  • 국제 노년학·노인의학회 부회장 겸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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