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기준연령을 올리고 출퇴근시간대 요금을 받으면 지하철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지하철 운행 모습. 사진=픽사베이

[시니어신문=장한형 기자] 지하철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해 노인기준연령을 올리고, 출퇴근 시간에는 요금을 받는 방안이 제시됐다.

서울연구원은 7월 13일, “노인기준연령을 상향조정하면 무임손실의 최대34%, 출퇴근 시간에 요금을 받으면 무임손실의 최대 16%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자체들이 중앙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요구해 왔지만, 중앙정부는 지자체 소관업무라는 이유로 들어주지 않았다.

이번에 제시된 방안은 중앙정부의 보조금 지급보다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중앙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임수송, 65세 이상 노인·장애인·국가유공자 대상

지하철 무임수송은 1980년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50% 할인을 적용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듬해인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됨에 따라 연령과 할인율이 65세 이상 노인 100% 할인으로 변경됐다. 이후 수도권 전철과 국철로 시외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무임대상자는 65세 이상 노인을 시작으로 장애인, 국가유공자·독립유공자, 5·18민주화운동 부상자로 넓어졌다.

우선, 노인복지법(제26조)은 65세 이상 국민에게 이용요금을 할인하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30% 할인되고, 도시철도는 100% 무임을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장애복지법(1991년), 독립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1995년), 국가유공자예우및지원에 관한 법률(1985년), 5.18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2002년)에도 장애인·동행자, 독립유공자·국가유공자, 5.18민주유공자에게 공공기관 수용시설 요금을 받지 않거나 할인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무임수송, 노인복지 증진 등 사회적 가치 높아

서울지역 어르신 10명 중 8명은 하루 평균 2회 이상 지하철 무임수송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출할 때 거의 대부분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서울시에 따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65세 이상 노인 중 80%가 무임이 적용되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루 평균 약 83만 명의 노인이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하루 평균 2.4회, 4명 중 1명은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외출시간은 4시간 45분으로 지하철로 약 11km 이동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지하철 무임수송은 낮 시간대(12~16시) 이용이 집중됐는데, 종로 3가, 청량리, 제기동, 고속버스터미널, 연신내 순으로 하차가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탑골공원과 재래시장, 병원이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경로 무임수송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연간 3,650억원

지하철 무임수송의 사회경제적 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무임수송은 기본적으로 어르신들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기본권인 이동권을 보장함으로써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직간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여러 연구사례에 따르면 경로 무임수송제도는 노인의 외부활동을 촉진해 여가활동 증가, 경제활동 증가, 노인복지 관광 활성화 등의 효과가 발생한다.

관광수요 증가에 따른 해당 지역 경제활성화는 물론, 외부활동에 따라 자살자 감소, 우울증 감소, 교통사고 의료비 절감과 같은 노인 보건 향상, 그리고 노인복지예산 절감 등의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교통사고 감소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가장 크고, 기초생활급여 예산 절감과 자살 감소에도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으로 산정한 편익을 물가상승률을 적용해 2020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3650억 원의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운영적자, 무임수송 탓하는 지하철 운영자지체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해 지하철을 운영하는 주체들은 운영손실에 대해 무이수송 탓이라며 중앙정부의 국고보조를 강력히 주장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요금은 2015년 1,050원에서 1,250원으로 인상된 이후 올해까지 동결 상태다. 서울교통공사는 낮은 요금 탓에 지하철 승객 1명당 –499원(2017년), -510원(2018년), -501원(2019년)의 손해를 보고 운영한다고 주장한다.

서울교통공사 재무 현황을 살펴보면 영업손실은 연간 3,600억 원 수준이다. 2019년 영업손실은 5,324억 원이고, 이 가운데 무임수송비용이 3,709억 원으로 전체 영업손실의 70%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서울 이외에도 2018년 기준 지하철을 운영하는 5개 지자체에서 발생한 무임손실 비용은 5,900억 원이라는 주장이다. 서울교통공사가 3,540억 원(60%)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교통공사 1,306억 원(22%), 대구교통공사 569억 원(10%), 인천교통공사 271억 원(5%), 대전교통공사 121억 원(2%), 광주광역시 89억 원(2%) 순이었다.

노인인구 증가, 무임수송 적자 급증전망

앞으로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자체들의 운영적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수송 인원은 2015년 2억5000만명 수준에서 2019년 2억7000만명 수준 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인구는 인구 고령화로 2021년 현재 전체 인구의 16%가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이는 2000년(약 5%)보다 11% 증가한 수치다. 앞으로 2047년까지 37%로 증가해 현재 대비 21%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에 따라 장래 65세 이상 노인의 지하철 무임수송자는 더욱 확대되고, 운영적자 폭도 더 커질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무임수송 인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82%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령 70세로 상향, 무임손실 최대 34% 축소 가능

서울연구진은 고령화로 인해 노인기준연령을 현행 만 65세에서 만 70세로 상향했을 경우 무임손실 비용 최대 34% 절감된다고 밝혔다.

인구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서울시 65세 이상 노인은 154만8,517명이고, 이 가운데65~70세 미만 노인은 54만9,325명(35.5%), 70세 이상 노인은 99만9,192명(64.5%) 수준이다.

장래 노인기준연령 증가율과 통행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0% 수준으로 가정해 교통카드 데이터로 통행을 분석했다. 그 결과 1일 기준 2억4,972~3억3,407만 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연간 911~1,219억 원의 수익이 생겨 연간 무임손실 비용의 25~34%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노인기준연령 상향은 노인의 정의를 재정립하는 큰 틀에서 고려할 사항으로 연금, 퇴직, 주택, 복지 등 다양한 정책이 맞물려 있다.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시간대별로 탄력 운영, 무임손실 최대 16% 축소

다른 나라들이 운영 중인 시간대별 탄력 운영을 수도권 지하철에 적용할 때 무임손실 비용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지하철 이용이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 혼잡 완화 측면에서 러시아워 요금부과를 전제로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출근 시간에만 요금을 적용하거나, 오전 출근시간과 함께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퇴근시간에도 요금을 적용하는 2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연구했다.

그 결과 오전 출근시간에만 요금을 부과할 때 1일 기준 5,861~7,726만 원이 수익으로 들어와 연간 21억3900만~28억2000만 원이 쌓이게 된다.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손실 비용이 연간 약 3,600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출근시간만 요금을 받아도 6~8% 절감이 가능다는 계산이다.

출퇴근 시간 모두 요금을 부과할 때 1일 기준 1억2,641만~1억5,313만 원으로 연간 558억9000만~461억40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연간 무임손실 비용의 13~16% 절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연구원은 “노인기준연령 상향조정(34%)과 출퇴근시간 요금징수(16%)로 인해 메워지는 무임손실 이외 나머지 절반은 중앙정부 보조 등 추가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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